2023. 1. 2. 09:58ㆍ존대일기
221108
우울한 남친을 데리고 백운호수에 갔습니다. 남친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갔다기보단 우울한 남친을 보며 같이 우울해진 제 기분을 풀기 위한 즉흥적인 일탈이었죠..; 남친이 식사를 할 상태가 아니라서 카페에 가서 남친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. 어느정도 이야기가 마무리된 후 집에 가려고 밖에 나왔는데.. 차에 타기 전에 하늘을 올려다봤더니 붉은 달이 떠있었네요.
신기해서 바라보고 있다가 생각났습니다. 그날 밤엔 개기월식이 있을거란 뉴스가요.(천왕성도 동시에 가려지는 날인데 한국에선 오늘이 지나면 200년 후에야 보일 현상이라네요..) 달 사진을 찍으려했지만 가로등 빛 때문에 잘 찍히지 않았고..ㅠ
그런 저를 위해 남친은 가로등이 없는 어두운 곳으로 데려가줬습니다. 그 어두운 곳에서 저희는 개기월식을 보며 여러 대화를 했어요. 그러던 중, 제 오른쪽 시야끝에 하얀 빛줄기가 지나가더군요.
'뭐지??'하고 눈으로 쫓고나서야 깨달았습니다. 별똥별이었어요. 그날 별똥별이 내린단 뉴스는 없었어서 잘못 봤나?했는데 남친도 봤다고 하네요. 저는 로맨티스트가 아닙니다.
하지만 그 순간은 로맨티스트가 되기로 했어요. 흙 위에 무릎을 꿇고 "앞으로도 나와 밤하늘을 봐달라"며 청혼했습니다. 프로포즈할 계획이 1도 없었기에 반지를 포함해서 준비한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, 그 순간에 이런 순간이 없다면 아쉬울것 같았어요.
약식이긴 하지만, 저흰 서로 무릎을 꿇고 쌍방 프로포즈를 했습니다^^;;;,...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잊을 수 없는 추억이네요. 마침 다음날이 남친 생일인데 그날은 제가 사정이 있어 챙겨주지 못할거라 겸사겸사...우당탕탕 즉흥 프로포즈 후기 끝.